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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글의 요약
급식실 조리실무사의 폐암은 조리흄 노출로 인한 직업성 암으로 인정됩니다. 근무 경력 10년은 법에 없는 기준이며, 2026년 2월 서울행정법원은 8년 5개월 근무자에 대한 요양불승인 처분을 취소했습니다(1심). 이 판결에서 승인을 가른 것은 근무 연수가 아니라 조리 인력 1명당 급식 인원, 환기설비의 실제 성능, 볶기와 튀기기 같은 고열 조리의 빈도, 급식실의 위치와 배출 여건이었습니다. 2025년 9월 정부 대책에 따라 급식실 조리흄 폐암은 역학조사를 생략하고 곧바로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가 심의합니다.
급식실에서 일하다 폐암 진단을 받으셨거나 가족이 그런 일을 겪으셨다면, 이미 한 번쯤 들으셨을 겁니다. 10년은 채워야 산재가 된다는 말입니다. 그 말 때문에 신청조차 하지 않고 돌아서는 분들이 많습니다.
언론은 인정됐다는 결과까지만 보도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법원이 근무 기간 대신 실제로 무엇을 봤는지를 뽑아, 지금 학교와 교육청에서 꺼내 두셔야 할 서류 목록으로 바꿔 두었습니다.
목차
근무 경력이 10년이 안 되면 산재 신청을 포기해야 하나요?
법원이 본 것은 무엇이고, 저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결과까지 얼마나 걸리고, 불승인되면 어떻게 하나요?
근무 경력이 10년이 안 되면 산재 신청을 포기해야 하나요?
포기하지 않아도 됩니다. 2026년 2월 법원이 그 관행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8년 5개월 근무자의 불승인이 뒤집혔습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단독 윤상일 판사는 2026년 2월 12일, 조리실무사 ㄱ씨(58)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불승인처분 취소소송에서 처분을 취소한다는 취지로 판결했습니다.
ㄱ씨는 2014년 3월 대구의 한 중학교에서 조리실무사로 일하기 시작해 여러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거쳤고, 2022년 10월 폐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발병 당시 나이는 54세, 급식실 경력은 8년 5개월이었습니다.
공단은 2023년 9월 불승인했습니다. 조리흄과 폐암의 업무 관련성은 인정하되 "장기간 고농도 노출이면서 충분한 잠복기를 만족하는 경우"에 한한다는 논리였습니다. 이의를 제기했으나 다시 불승인됐고, 결국 행정소송으로 갔습니다.
재판부는 기존 역학 연구가 일반적으로 10년 이상 노출에서 폐암 위험 증가를 보고한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ㄱ씨가 짧지 않은 기간 조리흄에 고농도로 노출돼 발병 위험이 크게 증가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판결은 1심입니다. 항소 여부와 확정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10년은 관행이었을 뿐 법에 있는 기준이 아닙니다
숫자로 보면 그동안의 벽이 분명합니다. 학교비정규직노조가 정혜경 진보당 의원실에서 받은 자료(2025년 4월 기준)에 따르면, 학교 급식노동자 폐암 산재 승인 175건 가운데 근무 경력 10년 미만은 8건, 4.6%에 그쳤습니다. 불승인 사유로는 근무 기간이 10년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 가장 많았습니다.
10년이라는 숫자가 어디서 나왔는지는 폐암 직업성 암 산재 인정 요건, 10년? 진실은?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이 글에서는 급식실이라는 현장에 한정해, 법원이 실제로 무엇을 보고 판단했는지만 다룹니다.
법원이 본 것은 무엇이고, 저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근무 연수가 아니라 작업 환경의 구체적 사실입니다.
판결의 판단 항목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판단 항목 | 이 사건에서 확인된 사실 | 법원의 평가 |
|---|
조리 인력 대비 식수 인원 | 조리 인력 1명당 급식 인원이 적게는 120명, 많게는 231명 | 이용 인원에 비해 조리 인원이 현저히 부족 |
환기설비의 실제 성능 | 근무한 모든 학교에서 환기설비 평균 유속이 기준치 미달, 부적정 | 조리흄이 배출되지 못해 무시할 수 없는 반복 누적 노출 |
고열 조리의 빈도 | 근무한 학교 두 곳 급식소에서 가장 빈도 높은 조리 방법이 볶기 또는 튀기기 | 일반적인 조리사보다 현저히 많은 조리흄에 노출됐다고 추정 |
급식실의 위치와 주변 시설 | 급식실이 지하에 있거나 입구 근처에 음식물 소각처리기가 설치 | 조리흄이 적절히 배출될 여건이 아님 |
근무 기간 | 8년 5개월 | 짧지 않은 기간의 고농도 노출로 발병 위험이 크게 증가 |
공단이 내세운 "잠복기가 비교적 짧고 노출기간도 길지 않다"는 논리는 이 다섯 항목 앞에서 배척됐습니다. 근무 기간이 판단에서 빠진 것이 아니라, 노출 강도를 함께 놓고 평가한 결과 8년 5개월이 충분히 길게 읽힌 것입니다.
이 항목들을 뒤집으면 준비 목록이 나옵니다
작업 환경 자료
급식실 후드 설치 여부와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사진이나 도면
환기설비 유속 측정 기록. 이 판결에서 결정적이었던 자료입니다. 학교와 교육청이 보관하는 환기설비 점검 기록과 작업환경측정 결과를 확보하십시오
급식실이 지하에 있는지, 주변에 음식물 소각처리기 같은 배출 저해 요소가 있는지
작업 강도 자료
노출 이력 자료
의학 자료
식단표와 인력 배치 기록, 환기설비 점검 기록은 학교와 교육청이 보관합니다. 퇴직 후에는 확보가 어려워지므로 이른 시점에 요청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조리흄의 발암물질 등급은 2A군입니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2010년 발간한 Monographs 제95권에서 고온 튀김 조리 시 발생하는 배출물을 2A군, 즉 인체 발암 추정 물질로 분류했습니다. 일부 보도가 1군으로 표기하지만 정확한 등급은 2A군입니다. 신청서에 등급을 잘못 적으면 오히려 신뢰를 잃습니다.
결과까지 얼마나 걸리고, 불승인되면 어떻게 하나요?
급식실 조리흄 폐암은 역학조사를 건너뛸 수 있고, 불승인 시 첫 대응 기한은 90일입니다.
역학조사 생략 대상에 포함되면서 처리 기간이 달라졌습니다
직업성 암 산재에서 처리 기간을 가장 길게 만드는 구간은 역학조사입니다. 역학조사가 붙으면 평균 604.4일이 추가로 소요됩니다.
고용노동부는 2025년 9월 1일 '업무상 질병 산재 처리 기간 단축 방안'을 발표하면서, 인과관계 자료가 충분히 축적된 질병은 역학조사를 생략하도록 했습니다. 대상에는 급식실 조리 노동자의 조리흄으로 인한 폐암이 명시적으로 포함됐습니다. 정부는 2024년 기준 평균 227.7일이던 처리 기간을 2027년까지 120일로 단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실무적으로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하나입니다. 급식실 조리흄 폐암이라는 점이 접수 단계에서 분명하게 드러나야 이 트랙을 탈 수 있습니다. 직무 내용이 모호하게 기재되면 일반 직업성 암으로 분류돼 역학조사 단계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요양급여 신청서와 첨부 자료에서 조리 업무와 조리흄 노출을 처음부터 특정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전체 5단계 절차와 그 밖의 기간 단축 방법은 암 산재 처리 절차와 직업성 암 판정 기간 단축 방법에서 정리했습니다.
불승인 대응은 세 단계이고, 첫 기한은 90일입니다
1단계 심사청구. 불승인 통보일로부터 90일 이내에 근로복지공단에 제기합니다.
2단계 재심사청구. 심사청구 결과에도 불복하면 고용노동부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청구합니다.
3단계 행정소송. 공단의 결론과 별개로 관할 법원에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합니다.
이 글에서 다룬 판결은 3단계에서 나온 결과입니다. 승부를 가르는 것은 새로운 자료입니다. 공단이 근무 기간이나 잠복기 같은 정량 기준으로 불승인했다면, 환기설비 유속 기록과 1명당 식수 인원, 조리 방식처럼 그 기준이 담지 못한 사실을 추가로 제출해야 합니다.
퇴직자와 유족도 신청할 수 있되 기한이 있습니다
암은 잠복기를 거쳐 발병하므로 현재 급식실에서 일하고 있지 않아도 과거 노출 이력이 확인되면 신청할 수 있습니다. 학교가 통폐합됐거나 위탁 업체가 바뀐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유족의 신청도 가능합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요양급여 청구권은 3년, 유족급여 청구권은 5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됩니다. 진단일 또는 사망일을 기준으로 기한을 먼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지금 확인하셔야 할 것
급식실 폐암 산재는 근무 연수보다 작업 환경의 구체적 사실이 결과를 가릅니다. 그리고 그 사실을 담은 자료의 상당수는 학교와 교육청이 보관하고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확보가 어려워집니다.
불승인 결정문을 받으셨다면 그 안에 적힌 핵심 근거가 무엇인지, 지금 남은 기한이 며칠인지부터 확인하셔야 합니다. 사건 검토를 원하시면 근무 학교와 기간, 진단일, 불승인 통보일을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급식실에서 일한 기간이 5년인데도 신청할 수 있나요?
신청할 수 있습니다. 근무 기간은 여러 판단 요소 가운데 하나입니다. 2026년 2월 서울행정법원은 8년 5개월 근무자의 폐암을 산재로 인정하면서, 조리 인력 대비 식수 인원과 환기설비 성능, 조리 방식을 함께 놓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기간이 짧을수록 노출 강도 자료를 더 촘촘히 준비해야 합니다.
Q2. 급식실에 후드가 설치돼 있었으면 불리한가요?
후드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불리해지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실제 배출 성능입니다. 2026년 2월 판결에서 법원이 본 것도 설비의 유무가 아니라 평균 유속이 기준치에 미달했다는 측정 결과였습니다. 환기설비 점검 기록과 작업환경측정 결과를 확보해 두시기 바랍니다.
Q3. 처리 기간은 얼마나 걸리나요?
급식실 조리흄으로 인한 폐암은 2025년 9월 정부 대책에 따라 역학조사 생략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역학조사가 붙으면 평균 604.4일이 추가되므로, 이 구간을 건너뛰면 기간이 크게 줄어듭니다. 정부는 업무상 질병 산재 처리 기간을 2024년 평균 227.7일에서 2027년까지 120일로 단축한다는 목표를 밝혔습니다. 개별 사건의 실제 소요 기간은 자료 보완 여부에 따라 달라집니다.
Q4. 폐 CT 검진에서 이상 소견이 나왔는데 지금 신청해야 하나요?
확진 전에는 신청이 어렵습니다. 조직검사나 영상의학적 검사로 폐암 진단이 명확히 내려진 뒤 절차를 시작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진단을 기다리는 동안 재직증명서와 식단표, 인력 배치 기록처럼 시간이 지나면 확보가 어려워지는 자료를 미리 모아 두는 편이 좋습니다.
Q5. 영양사나 조리사 자격이 있는 경우에도 해당되나요?
직책이 아니라 실제 수행한 업무와 노출 이력으로 판단합니다. 서울행정법원은 2025년 7월 16일 선고한 2024구단72042 판결에서, 1997년부터 제주 지역 학교에서 영양사로 근무한 원고의 폐암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했습니다. 공단은 영양사가 직접 조리업무를 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아 불승인했으나, 법원은 원고가 상당한 시간 조리업무에 참여해 조리흄에 직접 노출됐다고 봤습니다.
가족을 이미 떠나보내셨다면, 유족만 청구할 수 있는 급여와 놓치기 쉬운 기한이 따로 있습니다
같은 서류를 내고도 어떤 사건은 몇 달 먼저 끝납니다. 그 차이가 어디서 갈리는지 정리했습니다
아이들 밥을 지으신 시간이 몸에 남았다면, 그것을 증명할 기록은 아직 학교에 있습니다. 늦기 전에 꺼내 두시기 바랍니다.
노무법인 율암 대표 노무사 황성원 드림